CU에서 지난달 대한제분과 손잡고 출시한 `곰표 밀맥주`가 단 3일 만에 첫 생산물량 10만개를 완판했다. 또 누적 판매량도 일주일 새 30만개를 돌파했다.테라, 카스, 하이트 등 주요 맥주 브랜드의 판매량이 주 60만개, 가장 잘 팔리는 수제맥주 브랜드가 주 5만개 수준임을 감안하면 곰표 밀맥주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이는 CU가 2017년 업계 최초로 수제맥주를 선보인 후 3년 만에 최고 실적이다. CU 관계자는 "국산 수제맥주 카테고리 1위는 물론, 전체 국산 맥주 판매량 톱10에 진입할 정도로 쟁쟁한 대형 제조사 상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치"라고 평가했다.
곰표 밀맥주는 전국에 1만4000개 점포를 갖춘 CU 편의점, 소맥분 제조사 대한제분, 수제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가 손잡고 개발했다. 편의점 업계 최초 컬래버레이션 수제맥주다.
`곰표` 브랜드는 소비자의 `레트로` 감성을 자극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제분의 곰표 브랜드는 의류업체 4XR의 `곰표패딩`, 애경산업의 `곰표 2080치약` 스와니코코의 `곰표 밀가루 쿠션` 등 전방위로 상품화되고 있다. 밀가루 포대를 연상시키며 다소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곰표 브랜드가 2030세대의 감수성과 만나면서 소위 `펀(Fun·즐거운)`한 브랜드로 재해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40대 이상 소비자에게는 그동안 잊혔던 `곰표 밀가루`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맥주캔에는 대한제분의 백곰 마스코트인 `표곰`과 곰표 밀가루 특유의 복고풍 서체, 패키지 디자인을 그대로 옮겨왔다. 덕분에 수제맥주에 관심이 낮았던 4050세대 입맛도 사로잡을 수 있었다. CU에 따르면 지난해 수제맥주 매출 중 81.7%를 2030세대가 차지하고 40대 비중은 5.6%에 그쳤다. 반면 곰표 밀맥주는 40대 고객 비중이 14.3%까지 껑충 뛰었다.
맥주는 수제맥주 회사 세븐브로이 양평공장에서 만들어졌다. 세븐브로이는 국내 1호 수제맥주 면허기업이다. 국산 수제맥주를 대중화하는 데 앞장서왔다. 2017년 청와대의 기업인 초청 호프미팅 때 공식 만찬주로 세븐브로이 맥주가 선정되기도 했다. CU가 2017년 업계 최초로 국산 수제맥주를 선보일 때 소개한 맥주도 세븐브로이의 강서맥주, 달서맥주다.
곰표 밀맥주는 밀가루 브랜드 곰표를 콘셉트로 처음부터 밀맥주(wheat beer)로 기획됐다. 금색 빛깔, 부드러운 거품과 함께 밀향을 은은한 복숭아 향이 감싸는 맛이 특징이다.
국산 수제맥주의 세금을 낮춘 정부의 주세법 개정도 국산 수제맥주 활성화를 도왔다. 주세법 개정으로 국산 수제맥주도 수입맥주에 대항해 `4캔에 1만원` 판매가 가능해졌다. 곰표 밀맥주도 CU에서 1캔에 3900원, 4캔에 1만원 행사를 진행 중이다.
수입맥주가 점령했던 편의점 맥주 시장이 정부의 주세법 개정과 함께 독특한 아이디어와 맛으로 무장한 국산 수제맥주들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수제맥주는 올해 5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5.6%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승택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천편일률적인 맛을 벗어난 수제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주류 시장은 한동안 수제맥주 강세가 예상된다"며 "앞으로도 CU는 곰표 밀맥주처럼 다양한 상품을 출시해 고객에게 마시는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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