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빅3’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이 카타르 국영석유사와 23조원대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1일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를 통해 이들 3사와 LNG선 관련 협약을 맺고 2027년까지 LNG선 건조 공간(슬롯) 상당부분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통 대규모 조선 계약 시엔 정식 발주 전 선박 건조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계약을 먼저 맺는다.
QP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027년까지 LNG선 100척 이상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세계 LNG선 건조량의 약 60%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업 규모가 700억 리얄(한화 약 23조6,000억원)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외신에 따르면 카타르는 현재 74척인 LNG운반선을 190척까지 늘릴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코로나19 여파로 화상으로 열린 협약식에는 사드 알 카아비 카타르 에너지장관 겸 QP 대표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성근 대우조선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조선 부문 지주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알 카아비 장관은 협약식에서 “한국 3대 조선사와 체결한 계약은 북부유전(North Field) 확장 사업에 대한 카타르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카타르는 세계 최대 규모 LNG프로젝트를 추진, 전세계 조선업계의 큰 주목을 받아왔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LNG 연간 생산량을 기존 7700만t에서 2027년까지 1억2600만t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증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NG 증산은 곧 대규모 운반선 발주로 이어진다. 최근 유가 하락으로 사업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지만 카타르는 예정대로 진행했다.
지난 4월 중국선박공업(CSSC)의 후동중화조선과 200억 위안(약 3조 5,000억원) 규모 대형 LNG운반선 건조공간 확보 계약을 체결하면서 첫 신호탄을 쐈다. 계약은 '8척 건조+8척 옵션' 형태로, 총 16척 규모로 알려졌다. 선박 인도 시기는 2024년과 2025년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후동중화조선을 자회사로 둔 CSSC와의 계약은 카타르 가스를 중국이 사주는 조건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며 "예상대로 경쟁 입찰에선 국내 업체들이 대부분 물량을 가져오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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