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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은, '무제한 돈풀기' 1탄…RP매입 5.25조 공급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무제한 돈풀기'에 돌입했다. 한도가 없는 전액공급방식으로 5조2500억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첫 매입했다.

 한은은 2일 처음으로 전액공급방식의 RP(91일만기) 매입을 실시해 응찰액 5조2500억원 모두 낙찰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오는 6월말까지 일정 금리 수준에서 매주 1회 정례적으로 한도 없이 RP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중에 단기자금이 풍부하면 한은은 RP를 매각해 자금을 흡수하고, 반대로 자금이 부족하면 RP를 매입해 유동성을 푼다. 한은이 RP를 무제한 사들이면 그만큼 유동성이 풀리는 효과가 생긴다.

 이번 RP매입 금리는 상한선(0.85%)보다 낮은 0.78%로 결정됐다. 기준금리(0.75%)보다는 높다. 한은은 RP매입 금리가 RP매각 금리를 웃돌게될 경우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보다는 높게 설정했다고 설명했다.한은은 "7일물 이내 RP매각·매입은 모두 기준금리를 고정금리로 사용하는데, 기간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91일물 RP매입 금리가 이보다 낮게 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무제한 RP매입은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동원되지 않은 조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단기금융시장에 자금 경색 우려가 커지자 이같은 조치에 나선 것이다.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에 시중에 한도없이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한국판 양적완화'가 시작된 셈이다.

 한은은 매주 화요일 정례적으로 RP 매입 입찰을 하되 4월 첫 입찰에 한해 목요일인 2일 실시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RP매입으로 증권사와 한국증권금융에 2조5000억원을 공급한 바 있다. 20일에는 1조원 규모의 RP매입과 1조5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매입을 실시했다. RP 대상기관도 기존 은행 16곳, 증권사 5곳에서 증권사 11곳을 추가로 포함시킨 바 있다.